년이 시작되는 3월입니다. 학창시절 새 학기가 시작되면 키 크기로 번호를 정하고 또 번호 순서대로 교실의 자리가 정해지곤 했습니다. 때론 좀 더 커 보이고 싶은 마음에 다리에 힘을 주기도 하고 까치발도 들어 실제 키보다 뒷 번호를 받게 되었지만 배정받은 자리에 앉았더니 아른아른 잘 보이지 않는 칠판글씨 때문에 후회를 하곤 했습니다. 눈이 건강하지 않으면 일상생활을 할 때 여러 가지 불편한 점이 많습니다. 새 학기가 시작되는 3월에 건강한 눈을 유지하는 비법을 알아보려 합니다.
글ㅣ이미경 (한식, 사찰요리연구가) http://blog.naver.com/poutian
신체검사를 받을 때 오른쪽, 왼쪽 눈을 번갈아 가리면서 시력을 측정하지요. 초등학교 시절에는 시력이 2.0인 친구들이 많았지만 중, 고등학교를 거치면서 너도나도 시력은 점점 나빠져 안경을 끼는 친구들이 많아집니다. 여러 가지 방법으로 교정한 시력도 초등학교 때처럼 2.0을 만들기 어렵습니다. 그런데 시력이 좋기로 소문난 몽골인들은 평균 시력이 2.9이며, 시력이 좋은 사람들은 7.9나 된다고 하니 놀라울 따름입니다. 그렇다면 몽골인들은 왜 시력이 좋을까요? 그 이유는 어렸을 때부터 드넓은 평지를 넓게, 멀리 바라보며 자라기 때문에 시력이 좋다고 합니다. 도시에 살며 회색 빌딩숲만 바라보고 초등학교에 입학하면서부터는 같은 색의 칠판을 늘 바라봐야 하며, 학교가 끝난 후에도 비슷한 환경에서 시간을 보냅니다. 또 컴퓨터나 게임기 등 온갖 현대문명의 기기에 소중한 눈을 혹사당하기 때문에 우리 아이들의 시력이 나빠지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겠지요. 그렇다고 몽골인들처럼 드넓은 자연을 바라볼 수 없는 노릇이니 저희 환경에서 가능한 시력 보호 대안을 찾아보려 합니다.
야맹증을 막아주고 각막에 영양을 주는 비타민 A
아이들은 부모들의 신체적 조건들이 대부분 유전된다고 하지요. 시력의 경우 부모들의 시력이 나쁘다고 하여 무조건 아이들의 시력이 나쁜 것은 아니라고 하니 다행입니다. 하지만 관리하지 않으면 시력이 뚝뚝 떨어지는 게 당연하니 시력을 보호하는 음식을 찾아 먹어야 합니다. 그럼 우리 몸에서 시력과 가장 관계가 깊은 장기는 어디일까요? 바로 간입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간에 영양을 공급하여 시력에 영양을 주는 대표적인 영양소는 바로 비타민 A입니다. 비타민 A가 부족하면 야맹증을 부르며, 각막에 영양을 주어 시력이 나빠지기 쉽습니다. 비타민 A가 풍부한 식재료에는 간, 치즈, 버터, 달걀 노른자 등의 동물성 식품과 시금치, 당근, 파슬리, 토마토 등의 녹황색 채소 등이 있습니다. 버터는 과자나 케이크 등을 만들 때 사용하는 재료라 익숙하지만 요리할 때는 어디에 넣어야 할지 당황스러운데 감자와 함께 요리하면 고민이 해결됩니다. 감자를 삶아 뜨거울 때 버터를 넉넉히 넣어 으깨면 가벼운 아침 대용식으로 즐길 수 있으며, 고기 요리의 곁들임 반찬으로 맹활약하는 부드러운 매시드포테이토가 만들어집니다. 또 다른 요리도 있어요. 김치 볶음밥이나 통조림의 기름기를 쏙 빼고 으깬 참치와 섞어서 밀가루, 달걀, 빵가루를 입혀 튀기면 부드럽고 맛있는 버터향 감자 크로켓이 됩니다. 봄철에는 뿌리 끝에 붉은 색이 도는 포항초도 영양이 듬뿍 들어 있는 고마운 재료인데요. 조개와 된장을 넣어 끓이면 시원한 맛의 시금치 된장국이 됩니다. 그리고 당근으로는 새콤달콤하게 피클을 만들어 봄나들이 도시락에 곁들이면 좋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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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신경에 영양분을 공급해 주는 비타민 B와 B1
비타민 B와 B1는 시신경에 영양분을 공급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시력을 향상시킵니다. 특히 비타민 B1은 신경계의 기능과 시력에 직접 연관이 있기 때문에 꾸준하게 섭취해야 하는데 견과류, 생굴, 우유, 돼지고기와 대부분의 채소들에 많이 함유되어 있습니다. 아삭아삭한 봄동을 걸쭉한 밀가루 반죽에 묻혀 봄동전을 부쳐서 초간장에 찍어 먹거나, 땅콩을 곱게 다져 식초, 설탕, 소금을 넣어 섞어 만든 땅콩소스를 참나물이나 돌나물에 넣어 살살 버무리면 입맛 당기는 싱그러운 봄 메뉴가 됩니다. 돼지고기로 튀긴 두툼한 돈가스 대신 샤브샤브처럼 얇게 썰어 돼지고기에 밑간을 하고 여러 겹을 겹쳐 돌돌 말아 밀가루, 달걀물, 빵가루를 입혀서 튀기면 겹겹이 부드러운 맛의 돈가스가 됩니다. 또 얇게 썬 돼지고기와 양배추, 단호박, 당근을 곁들여 찜통에 찐 후 땅콩소스에 찍어 먹는 담백한 맛의 돼지고기 채소찜도 별미요리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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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활력을 주는 비타민 C
요즘 과일이나 한방 재료들을 원료로 만든 화장품 광고를 볼 때면 먹거리 광고인지 화장품 광고인지 잘 구분이 되질 않아요. 비타민 C가 많은 과일을 넣어 만든 화장품이 늘어나는 것은 비타민 C가 대표적인 노화를 억제 하는 영양성분이기 때문입니다. 먹는 재료에서 이제는 피부에 바르는 역할까지 하는 비타민 C를 풍부하게 섭취하면 건강하고 지치지 않는 눈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비타민 C는 김치, 배추, 무, 파, 양파, 고추, 양배추 등과 오렌지, 귤, 딸기 등의 과일에 풍부합니다. 배추와 무로 담는 배추김치는 비타민 C를 힘들지 않게 섭취할 수 있는 대표 음식이니 거르지 말고 밥상 위에 올리세요. 배추김치가 물리면 양파를 열십자로 칼집을 낸 후 절여서 무채와 파 등으로 속을 채운 양파소박이로 색다른 밥상을 차려보세요. 고추도 양파소박이처럼 속을 채워 김치 통에 꼭꼭 눌러 담아 일주일정도 두었다가 먹으면 별미 고추김치가 됩니다. 매운 것을 못 먹는 아이들을 위해서는 배추 백김치도 좋지만 피클처럼 절여서 밑반찬으로 활용하면 좋아요. 봄이 제철인 딸기는 드르륵 드르륵 갈아서 상큼한 딸기 주스를 만드는데 설탕 대신 레몬즙과 민트를 약간 넣으면 신선한 맛의 주스를 맛볼 수 있고 요구르트를 곁들이면 부드러운 맛의 딸기를 즐길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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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나쁜 음식들
눈에 영양을 공급해 시력을 보호하는 식재료들도 있지만 반대로 미네랄과 비타민이 들어 있지 않아 눈에 해로운 재료들도 있습니다. 설탕, 사탕, 케이크, 아이스크림, 콜라, 그리고 화학보존제가 첨가된 식품은 눈의 건강을 해치니 될 수 있으면 많이 먹지 않아야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