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잔고계좌는 '깨진 유리창'?

내 잔고계좌는 '깨진 유리창'?

[재테크 법칙](8) 깨진 유리창의 법칙

김희정 기자 | 01/24 13:59 | 조회 5588

범죄학자인 제임스 윌슨과 조지 켈링은 1982년 범죄 예방이론인 '깨진 유리창 법칙(Broken Windows Theory)'을 한 잡지에 게재했다. 누군가 건물 유리창 하나를 깨뜨렸는데 만약 이를 고치지 않고 방치해 둔다면, 이 건물이 관리되지 않는다는 생각에 다른 사람들 역시 나머지 유리창들을 깨뜨려, 결국 유리창이 하나도 남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다. 깨진 유리창 법칙은 경찰의 고강도 순찰을 통해 주거 안정도가 높일 수 있다는 이론인데 1980-1990년대 미국의 범죄문제가 이슈화되면서 정치권에서도 자주 인용됐다. 이 이론에서 방치돼 더 나빠질 가능성이 있는 대상을 '깨진 유리창(broken windows)'이라고 부른다. 이를 기업경영과 조직관리 적용한 마이클 레빈의 저서 <깨진 유리창 법칙>이 베스트셀러가 되기도 했다. 자산관리에서도 깨진 유리창 법칙을 적용해 볼 수 있다. 흔히 장기투자를 자산관리의 만능키라고 한다. 장기투자는 실패할 가능성이 적고 중간에 손실이 나더라도 만회할 시간이 충분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장기투자의 불패 신화도 우량자산이나 오를만한 자산으로 국한된다. 손실이 늘어날 자산을 내버려둔다고 해서 장기투자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 언제 수익을 내도 내겠지하는 마음에 수수방관하면 손실이 눈덩이처럼 커질 수도 있다. 당신의 잔고계좌는 깨진 유리창처럼 방치되고 있지는 않은가? 주식투자에서 손절매와 상시관리는 필수적이다. 주식과 연애는 해도 결혼은 하지 말라는 말이 있다. 오랜 기간 꾸준히 수익을 낼 수 있다면 함께 하기에 더없이 좋지만 손실만 늘어간다면 지금의 손실이 일시적 현상인지, 근본적인 자산 재평가가 이뤄지고 있는 것인지 냉정히 따져봐야 한다. 투자 과정에서 공들여 조사하고, 진입 시기를 면밀히 가늠했더라도 결과적으로 틀렸다 싶으면 본전 생각이 나도 훌훌 털어내야 한다. 투자 전문가들은 개인 투자자들에게 손실 마지노선을 정하고 주식에 투자하라고 권한다. 예를 들어 원금에서 20%이상 손실을 보면 손절매를 하는 식이다. 잔고계좌를 결코 깨진 유리창처럼 방치돼서는 안 된다. 어쩌다 유리 한 장 깨질 수도 있다. 예상과 달리 투자손실을 볼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사후관리다. 방치한 유리창 한 장이 나머지 유리창까지 깨도록 내버려 둘 것인가, 상시 관리체제로 손실을 최소화 할 것인가.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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