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김명룡 기자][140개 상품 원금 20~52% 손실 위기]
원금은 보존되면서 안정적인 수익률을 올리는 상품으로 알려진 주가지수연계증권(ELS) 중 일부가 큰 폭의 원금손실 위기에 처한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한 채권평가사에 따르면 지난 12월8일 현재 원금손실 가능구간까지 주가가 하락한 종목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는 모두 147개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ELS의 규모는 9952억원 정도. 원금손실 구간에 진입한 ELS의 기초자산이 되는 종목들은 기아차, 삼성SDI, LG필립스LCD, LG전자, LG화학, 삼성전자 등으로 최근 주가가 급락한 대형주들이 대부분이다.
대부분의 ELS는 상품을 만들 때 최하의 주가를 설정하고, 이보다 더 하락할 경우 여러 가지 불이익을 받게 설계돼 있다. 이 최하의 주가를 ‘워스트’조건이라고 한다. 보통 워스트조건 이하로 해당 종목의 주가가 한번이라도 하락하고, 해당 ELS가 만기시까지 조기 상환이 확정되지 않으면 두 종목 중 주가가 더 많이 하락한 종목의 하락률만큼 손실을 입게 된다. 결국, 주가가 회복이 되지 않을 경우 40%가 넘는 손실을 입을 수도 있는 셈이다.
현재, 워스트조건에 도달한 147개 ELS 중 주가가 회복돼 수익률이 난 것은 7개에 불과하다. 나머지 140개의 ELS는 현재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이중 83개의 ELS는 현재 40% 이상의 손실을, 나머지도 20~39%의 손실을 기록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 채권평가사 관계자는 “자신이 투자한 ELS의 기초자산 중 주가하락이 두드러진 종목이 있다면 상환 기준이 되는 주가와 현재 주가를 따져볼 필요가 있다”며 “주가가 회복될 가망이 없어 보이는 종목이 있다면 환매도 고려해 볼만하다”고 말했다.
다만, 환매수수료가 적지않아 쉽게 환매에 나설 수도 없는 상황이다. ELS는 환매할 경우 통상 평가액의 8%를 수수료를 부담해야 한다. 예컨대 자신의 기초자산이 되는 종목의 주가가 40% 하락했다면 이 평가금액에서 8%를 더 손실을 입어야 하는 것이다. 물론, 만기 때까지 해당 종목의 주가가 지금보다 8%이상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면 지금이라도 환매하는 것이 손실을 줄이는 방법이다.
하지만, 자신이 투자한 ELS가 손실을 보고 있다고 하더라도 장기적으로 기다리는 것이 현명하다는 평가다. 최창규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기초자산이 되는 종목의 주가가 반등해 기준 조건을 충족할 경우 약속된 수익률을 올릴 수 있다”며 “섣불리 환매하기보다는 기초자산이 되는 종목의 주가 흐름을 더 지켜보는 것이 현명하다”고 조언했다.
주1) 해당 종목을 기초자산으로한 ELS중 최저 기준주가 이상 하락한 ELS의 숫자임.
주2) 2006년 12월8일 기준
김명룡기자 drag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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