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부동산

큰손들, 부동산시장 떠난다"

오프라윈프리 2007. 7. 18. 10:00
큰손들, 부동산시장 떠난다"
은행 부동산 상담창구 '개점휴업'…주식·펀드로 자금 몰려
원정호 기자 | 07/17 14:46 | 조회 16442    
 
고액자산가들이 부동산시장을 떠나고 있다. 한동안 아파트 시장의 큰 수요층이던 이들이 투자를 멀리하면서 부동산시장 침체를 더욱 가속화시키고 있다.

17일 시중은행 PB(프라이빗뱅커)들에 따르면 고액 자산가들의 투자 문의가 눈에 띄게 줄면서 부동산 상담 창구는 개점휴업 상태다. '부동산이 재테크에는 최고'라고 여기던 부동산 부자들도 이 믿음을 잠시 삼키고 있다.

안명숙 우리은행 PB팀장은 "작년말 집값 상승기에 비해 상담건수가 30%나 줄었다"면서 "그나마 보유 부동산 처분시 절세 방법 등에 대한 문의가 상당수를 이룬다"고 최근 분위기를 전했다.

김재욱 국민은행 명동PB센터 팀장도 "작년까지 부동산에 문의하는 고객이 적지 않았지만 올들어 거의 끊기다시피했다"면서 "요즘은 투자 목적으로 아파트와 토지를 갖고 있기 어렵거니와 팔기도 힘들다"고 말했다.

그는 "보유세 양도세 등 부동산 관련 세금이 무거워진 게 직접적인 계기가 됐고 청약가점제 시행 등 무주택자 위주로 주택시장이 재편된 것도 한 이유"라고 진단했다.

주택거래신고지역내 6억원 이상 아파트를 살때 자금조달 계획을 내야하는 것도 아파트 매입을 망설이게 하는 원인 중 하나. 신한은행 PB잠실센터 정해원팀장은 "자금출처 공개에 따라 혹시 불투명한 취득자금 혐의자로 의심받을 수 있어 고객들이 고가아파트 매입을 피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익형부동산에 대한 부동산 부자들의 관심은 지속되고 있지만 이 역시 실제 투자로 이어지진 않고 있다는 게 PB들의 설명이다. 상가시장의 경우 수익률을 떨어뜨릴만큼 분양가가 비싸 부자 고객을 제대로 흡수하지 못하고 있다.

김재언 삼성증권 PB연구소 연구위원은 "과거 상가 목표 수익률이 6%였지만 최근 금리 상승으로 목표 수익률을 8%로 올려야 투자 이익이 생긴다"면서 "그러나 내수경기 침체로 이정도 맞추기가 어렵다고 판단한 고객들이 상가 매입을 주저하고 있다"고 말했다.

토지시장 역시 부재지주에 대한 양도세 중과 등 각종 규제로 묶여 있어 처분 하지 못해 걱정이란 반응이다. 대신 호황세를 보이는 주식시장이 부자들의 관심권 안으로 들어오면서 주식시장과 펀드상품으로 자금이 몰리고 있다.

국민은행 압구정PB센터 백승화팀장은 "부동산거래는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으며 펀드쪽으로 상담이 활발하다"고 말했다. 김재욱팀장도 "토지보상금을 받은 부자들도 과거의 고수익 재미를 쫓아 국내 펀드상품이나 비과세 적용을 받는 해외 역내펀드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부자들의 부동산 투자 열기가 많이 식은 만큼 당분간 크게 오르지도 내리지도 않는 'L자형' 횡보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박원갑 스피드뱅크 부동산연구소장은 "시장 에너지가 이미 지난해 가을 한꺼번에 분출돼 재상승을 하기 위해선 어느 정도 응집하는 시간이 필요하다"면서 "국지성이나 게릴라성 호우는 있겠지만 주택시장에 엄청난 시세상승을 분출하는 태풍은 당분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재언 연구위원도 "고객들이 계속 관망하는 분위기여서 시장 폭락은 없겠지만 소폭 조정하는 선에서 부동산 시장이 움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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