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는 투자를 결정하는 데 있어 중요한 판단기준이며, 금리 개념의 이해 정도가 부의 차이를 만들기도 한다. 따라서 투자자들은 금리를 기준으로 경제 현상을 바라볼 필요가 있다” - II
금리는 투자와 지출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소이다. 금리의 움직임에 따라 얼마를 소비하고 얼마를 저축할 것인지에 대한 결정을 하기도 하고 많은 금융상품 중에서 어떤 것을 선택할지도 결정한다.
금리가 낮으면 대출을 이용하여 주택이나 자동차 구매와 같은 지출이 증가하기도 하고, 반대로 금리가 높으면 이자비용에 대한 부담으로 투자와 지출을 유보하기도 한다. 또한 금리가 높으면 은행에서 높은 금리를 받고자 예금에 대한 욕구가 늘어나지만 금리가 낮은 경우 예금보다는 다른 투자 상품에 대한 욕구가 늘어나게 된다. 이렇게 금리는 다양한 요소에 영향을 미치는데, 금융상품별로 금리의 움직임에 따라 대응하는 방법도 달라질 수 있다.
예금
예금 상품은 시장금리에 연동하는 금리연동형 정기예금도 있지만 약속된 기간까지 확정금리를 보장받는 예금도 있다. 금리 추이에 따라 상품 유형별 수익률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상품 가입 전에 시중금리 추세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먼저 향후 금리가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면 당분간 만기가 긴‘ 고정금리형 예금’보다 만기가 3~6개월 이내의 예금이나 약정금리가 일정 기간마다 시중 금리에 연동되어 움직이는‘금리연동형 예금’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향후 금리가 오를 건데 지금 시점에서 낮은 금리로 오랜 기간 동안 묶어둘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반면에 향후 금리가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면 1년 이상 장기 고정금리형 상품으로 목돈을 길게 묶어두는 전략이 더 유리할 수 있다.
주식
정부의 중앙은행은 경기를 조절하기 위한 수단으로 금리를 활용한다. 즉, 물가가 지나치게 올라 경기 과열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면 중앙은행은 기준금리를 지속적으로 올리게 된다. 그럴 경우 향후 경기가 나빠질 것이라는 중요한 신호로 받아들여야 한다. 금리 인상에 따른 차입 이자비용의 부담이 커지면서 기업의 투자와 가계의 소비가 위축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물가 상승에 따른 금리 인상기에는 주식 투자의 비중을 줄이는 것이 현명하다.
반면에 정부가 나빠진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금리 인하를 단행하게 되면 경기 회복시점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야 한다. 통상 금리 인하기가 종료되고 나서 평균적으로 1년 후에 경기는 회복되는 모습을 보였다. 주식은 경기에 3~6개월 정도 선행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금리 인하기에는 투자자금을 안전자산에서 주식 같은 투자자산으로 조금씩 옮겨놓을 필요가 있다.
현재 경기침체를 극복하기 위해 시작된 전 세계 정부의 금리인하 작업은 거의 마무리 된 모습이다. 이러한 금리 동향을 참고한다면 지금 시점에서는 저금리 안전자산 비중을 낮추고 주식과 같은 투자자산 비중을 조금씩 높여야 한다고 할 수 있다. 물가가 안정되면서 저금리 현상이 지속되면 주식시장은‘경기회복’과‘유동성 개선’이라는 호재를 맞게 되기 때문이다. 게다가 금년 하반기 또는 내년도에 우리나라를 포함해 각국의 중앙은행이 금리 인상을 단행한다고 하더라도 경기회복 유지 수준의 금리 인상일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당분간은 주식이 다른 자산과 비교해서 상대적으로 매력적일 것으로 생각된다.
채권
채권도 수요와 공급에 의해 가격이 결정되는 유가증권의 일종으로 가격 등락에 따라 수익과 손실이 결정된다. 일반적으로 금리와 채권의 가격은 반대 방향으로 움직인다. 금리 하락기에는 채권의 인기가 많아지고 수익률이 상위 랭킹에 오르기도 하지만, 반대로 금리가 올라가면 시장에서 채권의 가격이 떨어진다.
통상 경기 침체기 국면에서는 채권에 투자하면 양호한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경기침체기가 되면 투자자들의 안전자산 선호도가 높아져서 신용도가 높은 채권의 경우 가격이 높아지게 되어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금리까지 인하하게 되면 기존에 발행된 채권의 금리가 상대적으로 높아 보여 채권가격이 더 오르게 되어 있다. 그렇게 보면 각국의 금리인하 작업이 마무리 되어가면서 경기 회복 조짐이 조금씩 나타나고 있는 현재 시점에서는 서서히 채권의 투자 비중을 줄여야 할 때로 볼 수 있다.
실물자산(Commodity)
이론적으로 원자재 등 실물자산 가격은 경기 호황기에 물가가 오를 경우 상승하게 된다. 그 이유는 원자재는 산업생산의 기반이 되는 자원으로 아무래도 산업생산이 활발하게 일어나는 경기 호황기에 원자재 수요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그렇게 보면 올해 원자재 가격 급등현상은 정상적인 상황으로 보기 힘들다. 실제로 전문가들은 올해 초 만해도 극심한 경기침체가 예상되는 만큼 원자재 가격이 오르기 힘들 것으로 내다봤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올 해 원자재 가격이 오른 이유는 향후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가 먼저 반영되면서 원자재를 저가에 매수하려는 투자자들이 단기적으로 늘어난 탓으로 보인다.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 경기침체가 예상보다 길어질 경우 지금의 원자재 가격은 큰 폭으로 조정 받을 가능성도 있다. 반면에 지금처럼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물가 상승에 대한 우려가 지속된다면 원자재 가격은 지금보다 더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통상 경기 싸이클에 따른 적절한 금융자산은 예금-채권-주식-실물자산 순서로 움직인다. 앞에서 언급한대로 현재 시점에서는 주식이 가장 매력적인 투자 대상이다. 따라서 올해 말까지는 주식을 저가에 분할 매수해서 중장기 보유전략을 구사하고, 올해 말이나 내년 초에 원자재 등 실물자산에 투자해 물가상승기를 대비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그 이후 금리인상 시기가 오면 점차적으로 주식, 실물자산 투자 비중을 줄이면서 예금, 채권 등과 같은 안전자산 비중을 확대하는 것이 보다 효과적인 투자전략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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